이미지 크게보기檢조직개편 논란 속 출근 검찰 인사위원회 개최일인 2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대 범죄에 대한 수사력 약화 우려가 제기되는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범계표 검수완박’ 반발 확산

대검, 일선지검들 의견 취합 중
내주 법무부에 우려 의견 전달

“6大범죄수사 장관·총장 승인제
상위법 충돌하고 수사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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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부패 등 6대 범죄 수사에 대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무부 검찰조직 개편안에 각 검찰청이 공식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반기를 들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친정부’ 이성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찰조직개편안을 두고 “형사부 수사를 막아 권력 부패 사건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란 취지의 의견을 대검찰청에 회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 각 부서와 수원지검·남부지검 등 일선 검찰청도 조직개편이 편향된 수사와 검찰 중립성 훼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대검에 전달했다. 검찰조직 전체가 조직개편과 검찰 인사란 두 개의 카드를 들고 검찰을 압박하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발(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대검은 전날(26일)까지 각 검찰청 등에서 취합한 의견을 정리해 늦어도 다음 주 초 법무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중앙지검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부서별로 취합한 의견을 이 지검장 승인을 거쳐 대검에 전달했다. 지난 21일 법무부는 ‘검찰청 조직개편안’을 대검을 통해 전국 지방검찰청에 보냈고, 대검엔 의견 수렴을 지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 1·2부가 강력부를 흡수하고, 명칭이 반부패·강력수사 1·2부로 변경돼 그곳에서 6대 범죄 직접 수사를 전담한다. 기존 13개 형사부 검사들은 부패 의혹을 인지해도 수사 개시를 못한 채 경찰 송치사건만 처리한다.

이에 중앙지검은 대검에 조직개편안이 권력 부패 사건 수사를 막을 것이란 우려가 담긴 의견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청과 달리 중앙지검은 형사부마다 전담이 있고 특성·전문성이 있는데 개편안이 시행되면 관련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임부서인 형사1부의 경우, 조직개편이 통과되면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명예훼손 사건 등 권력형 범죄에 대한 수사 개시를 할 수 없다. 내부에선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권력 수사를 한 형사1부 사태를 방지하자는 목적 아니냐”는 불만도 크다고 한다.

대검 내 일선 부서도 대검 기획조정부에 편향된 수사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관청인 검사가 장관·총장 승인을 받아 수사를 시작한다면, 권력 범죄 수사는 개시조차 못하는 등 편향된 수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도 대검에 강력부 폐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보냈다고 한다.

서울남부지검도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신설을 추진한다면서도 정작 직접 수사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A 지검은 6대 범죄 수사 개시 장관·총장 승인제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등 상위법과 충돌한다는 의견을, B 지검은 6대 범죄 수사 개시를 제한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의견을 각각 대검에 전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간부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권력 수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염유섭·윤정선·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