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인사와 공모 여부 집중 조사
이광철 비서관 소환도 초읽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7일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과 언론 유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이 검사에 대한 소환 조사 이후 곧바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등에 연루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이날 오전 이 검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면담보고서 왜곡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와의 공모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5일 이 검사를 처음 불러 조사했다. 당시 공수처는 윗선 개입 여부보다는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 면담보고서 왜곡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불과 이틀 만에 이 검사를 추가 소환 조사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첫 조사와 달리 ‘윗선 수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지난 3월 공수처에 이 검사 사건을 보내면서 이 검사와 청와대 인사의 공모를 의심할 만한 수사자료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가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만나는 시간 전후로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던 이 비서관과 통화한 통신 기록을 공수처가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면담보고서에는 윤 씨가 “(윤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수천만 원을 줬다”고 한 발언이 담겨 있는데, 이는 김 전 차관 출국금지의 근거로 활용됐다. 윤 씨는 관련 발언을 면담 과정에서 하지 않았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총 6차례 작성된 면담보고서 중 일부 원본을 확보, 왜곡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검사가 사실상 이 비서관의 지시를 받았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면담보고서 왜곡 등을 통해 ‘김학의 사건’을 청와대서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명분 등으로 활용했다는 이른바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과도 맞물려 있다. 둘은 사법연수원 동기(36기)이자 같은 법무법인에서 활동했다. 이 비서관은 이 검사가 해외연수를 앞둔 시점에 검찰 조사를 받지 않도록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법무부에 민원성 연락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공수처가 조만간 이 비서관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정상적인 수사기관이라면 이 검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비서관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