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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vs 서울·경기 갈등 여전
정부 조정 능력 발휘 불투명

“자기들 집 쓰레기를 30년간 우리 집에 버려 놓고서는 여전히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못하겠다는 심보 아닙니까.”

10일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인천 서구에 사는 김원현(37) 씨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매립지 연장 사용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김 씨는 “매립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쓰레기 냄새와 먼지는 물론 빈번한 화물트럭 통행에 따른 위험한 도로 환경에 수시로 노출되고 있다”며 “인천 주민들의 희생 만을 강요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태도가 너무 이기적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주민 약 2600만 명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도권 대체 매립지 재공모가 이날부터 시작됐지만 성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 정부가 적극적 조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 수도권 매립지의 2025년 무조건 사용 중단을 고수하는 인천시와 2027년까지 연장 가능성을 내심 기대하는 환경부·서울시·경기도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3-1 매립장은 애초 2025년이면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폐기물 재활용 등으로 2027년으로 2년 늘것으로 관측된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수도권 매립지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시간을 더 벌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인천시는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수도권 대체 매립지 재공모가 시작됐지만 “받아들일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

인천 =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