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대유행 종식 특별조치”
바이든, 지지여부 질문에 “예스”
WTO “신속 협의가 우리 의무”

각국 자체 백신 생산 기대감 속
일부國 반대 최종합의엔 수개월

미국이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백신 제조업체들과 일부 국가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최종 합의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무역기구(WTO)도 신속하게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재권이 면제될 경우 국내에서도 백신 생산이 가능해져 국내 백신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행정부는 지식재산 보호를 강력히 믿지만 대유행을 종식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보호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있어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며 미국의 발표를 환영했다.

WTO도 이날 일반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기쁜 소식이다. 이제 신속하게 움직여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빠르게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지재권이 면제되면 백신 생산의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은 백신 자급체계를 갖추기가 수월해진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AZ)와 노바백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등 백신의 위탁생산도 진행 중이라 생산 경험도 있기에 현재 ‘백신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백신 생산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574명 발생했다. 전반적으로 전주 대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울산 등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계속돼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은 사실상 중단 수순에 접어들면서 이날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은 5253건으로 7일 전의 22만729건 대비 제로 수준으로 급감했다.

박세희·최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