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현대미술관
특별 전시공간 마련도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미술품 특별관 설립을 지시하자 문화계는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이건희 미술관’ 신설을 검토할 예정이던 문화체육관광부도 관련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문화일보 4월 29일자 2면 참조)

30일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내부 회의에서 “이 회장의 기증 정신을 살려 국민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화재와 미술품이 여러 곳으로 흩어지기보다는 한곳에 모여 그 가치와 의미를 더 살릴 수 있길 바란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별도의 미술관을 건설하거나 국립중앙박물관(중박)과 국립현대미술관(국현)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장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고미술품 2만1600여 점을 기증받은 중박, 한국 근현대 미술품과 서양 작가 작품 1600여 점을 소장하게 된 국현 측과도 구체적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전무후무한 역사적 컬렉션을 한곳에서 볼 수 있도록 이건희 미술관을 지어야 한다”며 “용산 공원 용지에 건립한다면 도쿄(東京) 국립서양미술관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국립근대미술관을 신설하고 거기에 이건희 특별관을 마련하자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국현 학예실장을 지낸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고미술은 중박, 현대미술엔 국현이 있으나, 근대미술을 다루는 국립미술관이 없다”며 “추진위원회를 5월 초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