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난해 아빠성:엄마성=12:1
스페인어권은 아빠·엄마성 함께
종교중심 미얀마는 아예 姓 없어

정부가 자녀 출생 시 아버지 성을 우선 따르도록 하는 ‘부성우선’ 원칙 폐기를 추진하는 가운데 서양이나 중국의 경우 관행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부모의 성을 함께 쓰거나 아예 자녀의 성이 부모와 다른 경우도 있다. 심지어 대를 이어 물려주는 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

2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부성과 어머니 성인 모성을 따른 비율은 12 대 1로 나타나 부성을 따른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기조에 변화가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아버지 성만을 고집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과 비슷하게 자녀가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이 전통이었으나 2016년 ‘한 가구 두 자녀’ 정책 시행 후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어머니 성을 따르는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양의 경우도 대부분 아버지 성을 따른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기혼 여성의 90% 가까이, 미국은 70%가 결혼과 함께 남편의 성으로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자녀들 역시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된다.

예외도 있다. 특히 스페인어권 국가는 부성과 모성을 함께 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경우 끝에서 두 번째 위치한 ‘로페스’가 부성, 마지막의 ‘오브라도르’가 모성이다. 아이슬란드는 한 가족이라도 성이 다르다. 딸은 아버지의 성 뒤에 ‘도티르(dttir)’, 아들은 ‘손(son)’을 붙여 자녀들 성으로 쓴다. 아버지의 성이 ‘칼’이라면 딸의 성은 ‘카를스도티르’, 아들의 성은 ‘칼손’이 된다.

성이 아예 없는 국가도 존재한다. 미얀마가 대표적이다.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 고문의 성 역시 ‘아웅산’이나 ‘수지’가 아니다. 미얀마는 부계나 모계 중심의 혈족사회가 아닌 종교(불교·힌두교) 중심 사회이기 때문에 후손에게 물려주는 성이 따로 없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