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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옳은 교습법이란

‘장애 프로’ 美존스 책 출간
“스윙, 몸아닌 클럽의 움직임”
효과 소문에 연 3000회 강의

동작 세분화 했던 티칭프로
“밥줄 끊긴다” 집단적 반발

연구자 “全習法 더 효과” 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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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한 고양이의 모든 부위를 다 모아도 결코 원래 살아 있는 고양이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스윙을 몇 개의 부분으로 쪼개면 더는 스윙이 아니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인기 골프 이론가이자 교습가였던 어니스트 존스(1887∼1965)의 말이다.

영국 태생인 존스는 12세에 골프를 시작, 18세에 클럽 프로가 되면서 프로골퍼로 활약했다. 존스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인으로 참전했고 전투 중 수류탄 폭발로 오른쪽 무릎 아랫부분을 몽땅 잃었다. 존스는 이런 엄청난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제대 후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목발에 의지했고 처음 나간 라운드에서 83타를 남겼다. 존스는 뒤이어 투어 대회가 열리는 더 어렵고 긴 코스에서 72타를 작성, 신체 일부 없이도 충분히 좋은 스윙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골프에 관한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뜬 것이다. 존스는 스윙을 만드는 것이 몸이 아니라 바로 클럽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존스는 1937년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쓴 자신의 책을 세상에 내놓으며, 골프 교습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골프 교습소가 도심 외곽에 있던 것과 달리 그의 교습소는 특이하게도 뉴욕 한복판인 맨해튼 43번가 빌딩 7층 실내에 자리를 잡았다.

매일 아침 9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존스의 교습에 참석하기 위해 골퍼들이 끊임없이 줄을 설 만큼 그의 교습소는 큰 성공을 거둔다. 당시 한 번에 5달러씩 받았던 그의 교습은 배우기 쉬웠을 뿐 아니라 효과도 좋았기에 입소문을 타고 다른 레슨 프로들의 5배 이상인 연간 3000회 넘게 진행됐다.

존스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한쪽에 돌멩이를 묶은 끈을 빙빙 돌리듯 머리를 축으로 두고 클럽헤드를 돌리기만 하면, 이때 발생하는 원심력과 스피드로 스윙이 이뤄진다고 가르쳤다. 존스는 또 스윙을 결코 작은 부분으로 나눌 수 없으며 한 번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당시 존스의 교습법은 너무나 쉽고 간단해 오히려 다른 티칭프로들로부터 집단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스윙 동작을 세분화해 가르쳤기에 하나의 스윙을 완성하는 데 몇 개월씩 걸리던 기존의 교습법과 달랐다. 존스의 이론은 몇 번의 교습이면 더는 가르칠 게 없었으므로 다른 티칭프로들은 장차 자신들의 밥줄이 끊길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다.

골프를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하자는 존스의 바람과는 달리 스윙 동작을 나눠 가르치는 전통적인 골프 교습의 경향은 1980년대 중반 비디오카메라의 보급으로 더욱 심해졌다. 비디오로 자신이 스윙하는 모습을 찍으면서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전체 스윙의 각 단계를 세분화한 뒤 각각의 동작을 정확히 익히게 하는 교습법이 인기를 끌었다.

현대 스포츠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이런 유행과 달리 오히려 존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골프 스윙을 여러 단계로 나눠 각 부분을 습득해 전체 스윙을 완성하는 분습법보다는 전체 스윙을 하나의 동작으로 가르치는 전습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춤의 역사를 살펴보면 왈츠는 원래 일보 전진과 일보 후퇴를 되풀이하며 파트너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계속해서 빙글빙글 도는 매우 단순한 동작에서 비롯된 춤이었다. 그렇다 보니 다른 사교댄스와 달리 한나절이면 모든 교습이 끝날 정도로 동작과 스텝을 배우기 쉬웠다. 그 덕분에 왈츠는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게 됐다. 하지만 당시 궁정에서 귀족들에게 춤을 가르치며 생계를 잇던 댄스 교사들에게 이런 왈츠의 높은 인기는 장차 자신의 밥줄이 끊길지도 모를 심각한 문제였다. 결국 기존의 왈츠에 다양한 동작과 복잡한 스텝들을 추가하게 됐고, 왈츠는 오늘날과 같이 배우기 어려운 춤이 됐다.

아무리 복잡해 보여도 사실 스윙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은 2초가 채 안 된다. 존스의 충고대로 요즘 TV와 인터넷에 범람하는 갖가지 골프 이론과 교습들이 왈츠의 경우처럼 쉬운 것을 어렵게 보이도록 하는 포장술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