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공수처 검사 편향성 논란

임명 13명중 검찰 출신 4명뿐
11명 수사경험 합쳐 26년 불과
“상당수가 공수처장·여권과 인연
살아있는 권력 견제 어려울 것”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선발 정원을 절반 가까이 채우지 못한 채 수사체제로 본격 전환했으나 평검사 11명의 수사 경력이 평균 2.4년에 그치는 등 고난도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인력 구조라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오히려 시간을 끌며 민감한 권력 수사를 덮는 ‘방탄 수사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공수처가 애초에 목표로 한다는 반부패 수사를 위해서는 검찰 내에서도 특수부 경험이 있는 검사가 필요한데 지금은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끼리만 모여 있다”며 “수사 성과를 내는 게 불가능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그동안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출신을 최대한 많이 뽑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검찰 출신 공수처 부장검사는 단 한 명에 그쳤고 그마저도 특수수사 경험이 없는 인사가 선발됐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역시 “당초 우려와는 달리 편향성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덜어낸 인사”라면서도 “그보다는 오히려 수사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3명과 변호사 출신 5명, 공무원과 공공기관 출신 3명 등 총 11명이 뽑힌 공수처 평검사 인사를 두고도 과연 정권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 특히 새로 임명된 평검사 11명의 수사 경력을 다 합쳐도 26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신임 검사 대부분이 공수처 처·차장이나 여권 인사들과 인연이 있다며 ‘권력 견제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 검사 출신으로 선발된 김숙정(41·변시 1회) 변호사는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김 변호사는 현 정부 들어 친여 인사 소송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LKB 소속으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표창원·이종걸·김병욱 의원 등의 변호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기자 출신으로 변시를 거친 법조인 2명도 검사로 임명됐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인 이승규(39·사법연수원 37기) 변호사는 이공현 전 헌법재판관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 전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에 재임 중일 당시 헌재 선임연구관 출신인 김 처장과 판사 출신 여운국 차장 역시 헌재를 거쳐 가 뒷말을 낳고 있다.

이희권·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