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가상승·백신으로
소비회복 따른 실적 개선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가 간 이동이 ‘봉쇄’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항공유 소비가 예년의 절반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과 백신 보급으로 인한 석유 소비 회복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걸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312만9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620만1000배럴)보다 49.5% 줄었다. 앞서 지난해 국내 항공유 연간 소비량은 2173만 배럴을 기록, 전년(3883만 배럴)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부터 해외여행이 제한되고 여객 수요가 급감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동 제한 영향으로 항공유 소비가 크게 줄었다”며 “항공유가 정유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아 지난해 실적에도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항공유 가격이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불황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올해 실적 반등 기미가 엿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분기 1조7752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236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1분기엔 1조73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2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 소비량은 아직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나 휘발유, 나프타 등 다른 제품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