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후 19개월만 367% 수익
주택공사서 정보 입수 가능성
‘용인 땅투기’ 경기 공무원 구속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에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이른바 ‘강 사장’이 16년 전에도 강원 택지개발 발표 직전 땅을 매입해 ‘억대 보상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LH 직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보상금을 노린 투기가 만연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강릉 유천 보금자리주택지구 토지보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강 씨는 2006년 12월 21일 강릉 교동의 707㎡ 규모의 논이 택지 개발로 수용되면서 1억652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강 씨는 당시 LH 전신인 한국토지공사 직원이었고 보상 주체는 대한주택공사였다. 두 회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LH로 합병됐다.

강 씨의 해당 토지 매입 시점은 2005년 5월이다. 이후 개발지구 지정과 보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다음 해 1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강릉시 교동과 유천동 등 68만196㎡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 고시했고, 같은 해 12월 강 씨 땅은 수용됐다. 그가 2005년 매입할 당시 개별공시지가는 ㎡당 4만1100원이었는데, 약 1년 7개월 만에 공시지가의 367%에 달하는 보상금을 챙긴 것이다.

경기 성남에 거주했던 강 씨가 택지개발을 담당한 주택공사나 건교부로부터 개발 정보를 입수해 투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공사가 택지를 개발하면 주택공사가 건물을 짓는 분업화된 구조였다”며 “토지공사에 개발 관련 정보가 들어가 (강 씨가)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강 씨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일대에 2017년부터 약 64억 원을 들여 10여 필지를 매입한 것으로도 나타나,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투기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공공기관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강도 높은 조사로 조속히 진실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개발예정지 인접 땅을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기도청 전직 팀장급 공무원 A 씨가 전날 구속됐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로 촉발된 공직자 투기 의혹 수사과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경기 포천시 공무원과 LH 전북본부 직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또 법원은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최근 청구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토지에 대한 몰수보전 신청을 전날 인용했다.

김규태·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