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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며 예상보다 빠른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간략히 분석해보고 향후 대응 전략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은 경기회복을 반영한 좋은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금리 상승의 주된 배경을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지목했다. 내재된 의미를 해석해 본다면, ‘1) 최근 시장금리 상승은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고, 2)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졌지만 아직 목표에는 한참 모자란 데다가, 3) 팬데믹의 영향으로부터 완벽히 벗어날 때까지 긴축 신호를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4) 괜한 유동성 우려 등은 하지 않길 바란다’로 요약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금리 상승은 대부분 중앙은행의 긴축 신호가 원인이었다. 이번에는 우리 탓이 아니라고 모두 한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실제 그들의 메시지는 설득력이 있으며 시장 또한 대부분 수긍하는 모습이다. 일단 긴축 신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회사채, 달러 조달 시장 등은 잠잠한 상태다. 증시 변동성이 일부 높아졌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한다면 체감은 거칠었지만 건전한 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부에선 금리 구성요소 중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의 상승이 최근 더 높음을 지적한다. 요구되는 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주식 가격 부담이 더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이 약한 상황에는 맞는 말이나 분명 우리는 뚜렷한 경제 반등을 보고 있다. 경기와 비례한 금리 상승이라면 시장은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백신 보급 확대와 이에 따른 주요국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을 고려하면 당분간의 금리 방향은 상승을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주식시장 또한 양호한 기업 실적을 통해 높아진 금리에 부응하는 기대 수익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원활히 가동될 경우, 금리와 주가는 동행성을 보임이 자연스럽다. 사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증시 전반은 막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가격을 부풀려 왔던 까닭에 금리와 깊은 역(-)의 상관관계를 맺어왔다. 이제는 그 구조가 반전되는 상황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회복,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은 증시의 주도 업종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는 경기민감 가치주로의 로테이션은 재차 속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성장성을 담보로 상승한 성장주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질금리의 상승은 먼 미래의 가치를 후하게 평가하는 데 제약 요소가 된다. 자금 투입에 따르는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전이 여전하더라도 이전보다 뚜렷한 증거를 요구받게 될 소지가 많다. 이미 경기 민감주의 경우 매출과 이익 등에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동일한 관점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믿고 투자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경기 민감 가치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를 반영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진다면 이번 변동성 역시 무난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김상문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