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장 취임 이틀 앞두고
직원들 ‘조직에 활기’ 기대

지난해 7월 10일부터 약 9개월간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 서울시 내부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다. 특히, 간부 인사와 관련한 하마평이 난무하고 비위와 대기발령도 빈발하면서 조직이 뒤숭숭한 상황이다. 시청 공무원들은 오는 8일 취임하는 새로운 시장이 신속히 조직을 장악해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시 내부에선 새 시장 취임을 전제로 인사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예를 들어 ‘A 실장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양측 인사 모두와 관계가 좋아 영전한다’ ‘B 실장은 누가 당선되든 버림받을 것이다’ ‘C 실장은 민주당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중용되기 어렵다’ ‘D 국장은 사업소 좌천이 불가피하다’ ‘E 본부장은 앞으로 잘나갈 것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 여비서가 가해 행위가 있었다고 밝힌 2015년 7월부터 4년 동안 인사과장을 했던 간부는 감사·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재임했던 지난 10년간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풍문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시청 한 사업소 간부들이 업무 관련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고, 올 2월 말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시민건강국의 한 팀장급 간부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인권담당관에 접수되는 등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 속에서 직원 비위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 시청 간부는 “새 시장이 권한대행 체제 장기화로 느슨해진 조직을 일신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시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약 9개월이 지난 이날에야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규칙’을 제정해 공포했다. 이 규칙은 2차 피해를 정의하면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규정된 정의 외에 ‘그 밖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불이익 조치’를 포함함으로써 2차 가해 범위를 더욱 넓게 인정했다. 또 시는 상급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성추행 피해자가 지난달 직접 언론 앞에 나서 2차 피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뒤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기섭·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