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사실 확인도 않고 채용

‘김현미 표창장’ 받아 논란도
공로 포상 아닌 나눠먹기用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징계를 받은 A 씨가 새만금개발공사에 별 어려움 없이 재취업하는 데 성공하면서 구멍 뚫린 공기업 채용 과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A 씨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을 징계 경감과 새만금개발공사 재취업 등에 활용했다. 그러나 표창장을 받을 당시 이에 합당한 특별한 공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정부 표창장이 마구잡이식으로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는 2일 A 씨 채용과정에 대해 “채용 공고 후 접수된 경력 서류 등을 확인하지만, 기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최종 합격 전까지 징계받은 사실을 경력 상벌란에 미기재하거나 말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 근무하던 회사나 기관을 상대로 징벌이나 범죄 이력 등 객관적 자료를 확인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새만금개발공사 취업 직전 LH에서 근무했다. 당시 LH가 공급하는 주택 15채를 매입하고도 내부 보고를 하지 않아 2개월의 감봉 징계가 내려졌지만, 국토부 표창장이 반영돼 최종적으론 견책 처리됐다.

LH 확인 결과, A 씨는 표창장을 받을 만한 특별한 공로도 없었다. LH 관계자는 “매년 국토부에서 산하기관에 유공 직원을 추천하라고 내려오면 그동안의 근무 성실도나 태도를 보고 부서 차원에서 정한다”면서 “A 씨가 특별한 공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표창장을 준 국토부도 “상향식으로 이뤄지는 추천 방식이기에 일정 부분 검증이 아래에서 이뤄졌고, 국토부 담당과에서는 형사처벌 여부 등 신분조회만 했다”고 해명했다. 정부 표창장 등은 ‘숫자 맞추기’ ‘나눠 먹기’식으로 표창이 이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오는 9일 A 씨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고 채용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등을 검토해 최고 직권면직 조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만금개발공사는 경력 서류상 상벌 사항 미기재 등의 사유를 들어 A 씨를 업무에서 배제했다.

황혜진·박정민 기자, 전주=박팔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