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0년 1월 25일 설날 때 가족 모임. 최영섭 고문 제공

■ 병역명문 가족

아들 4명 육·해·공 장교 출신
손자 5명 복무 중… 해병대도

회고록에는 ‘병역 명문가(家)’의 독특한 가족 행사가 눈길을 끈다. 최영섭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의 형제는 3형제다. 최 고문의 부친인 독립운동가 고 최병규 옹이 아들 이름을 ‘영웅호걸’ 글자 중 하나에 ‘섭’자를 붙였다. 장남인 최 고문은 ‘영섭’, 둘째는 ‘웅섭’, 셋째는 ‘호섭’으로 지었다. 형제 모두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다. 둘째는 해병대 대령으로, 셋째는 해군 전자 부사관으로 전역했다. 셋째는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한국재향군인회 미국 서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해군협회 미국 서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 고문의 아들은 모두 4명이다. 첫째 재신은 해군 대위, 둘째 재형은 육군 법무 중위, 셋째는 공군 군의 대위, 넷째는 육군 소위로 군 복무를 마쳤다. 또 손자 5명(육군3, 해군1, 해병대1)도 군 복무 중이다. 형제·아들·손자들의 군 출신 성분이 육·해·공·해병대 등 모든 군종을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비록 노병이지만 육·해·공군·해병대 대원을 지휘하는 ‘육·해·공·해병대통합군사령관’”이라며 웃었다.

최 고문은 맏며느리 여명희 씨를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총참모장을 정점으로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위계질서를 지키고 있다. 가족행사 때 모든 지시는 그를 통해 내리고 보고를 받는다. 4대 35명의 가족은 매년 설날, 추석, 최 고문의 생일 때 모두 모인다. 설날 가족 모임은 공공기관 행사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국기 게양, 국기에 대한 경례, 국기에 대한 맹세에 이어 애국가를 제창한다. 4절까지 모두 부른다. 그리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예배, 강화(講話) 순이다. 특강은 최 고문이 주로 국가 안보를 내용으로 한두 시간 정도 한다.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가족행사다.

묵념 때 낭독 내용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애국선열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김일성 3대 수령 독재자의 인민군대 및 공산주의자와 싸워 장렬히 전사하신 호국 용사 그리고 대한민국의 융성발전을 위해 희생하신 애국자에게 감사와 천국 안식을 하나님께 기원합니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