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개혁 방안 제언

“현재 LH조직 너무 비대해
민간 감사기구도 설치해야”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환골탈태’ 수준의 쇄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부동산·건설 전문가들은 현 LH 조직의 분산과 권한 이관, 더 강한 감사기구와 처벌을 제도화할 필요성을 주문했다. 다만, 당장 조직을 해체 수준으로 흔들면 3기 신도시 사업과 2·4 주택공급 대책이 차질을 빚는 등 주거 불안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단계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완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12일 “LH를 빼고는 신도시 건설을 할 수 없는 만큼 단계적으로 토지개발과 주택공급, 임대주택 관리 기구로 분리하고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크로스 체크가 가능한 민간 참여 감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지역 한 택지지구 토지보상과 관련, 소송 경험이 있는 정모 변호사는 “아무리 조직을 분산한다고 해도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업무정보를 활용한 투기는 근절할 수 없을 것”이라며 “LH 임직원이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얻은 부당이익은 당연히 환수하고 해당 부동산도 몰수하는 등 더 강한 규제와 처벌을 규정한 법·제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LH 한 임원은 “신규 택지 조성부터 분양, 주거복지 등 거의 모든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현재의 LH 조직이 너무 비대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주택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조직 분산과 통제·감시 강화가 해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