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거취 고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신창섭 기자

부동산 투기수사 전직 검사들
“합조단 조사론 발본색원 못해
수상한 거래부터 계좌추적을”

“신도시 계획 부서 압수수색
정보 열람 과정 등도 훑어야”

공직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전모를 파헤치려면 현재의 주민등록번호 조회를 통한 토지거래 추적이 아니라 수상한 거래를 대상으로 계좌 추적해 실소유자를 찾는 ‘차명투기 규명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등 1만4000여 명의 1차 전수조사에서 단 7명의 추가 투기 혐의 사례를 발표하는 ‘무늬만 조사’에 그쳐 현재 방식으로는 발본색원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부장검사는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로 차명 투자로 이뤄진 것이 대부분일 텐데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는 망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 절대 찾아내기 어렵다”며 “비교적 최근에 신도시 땅을 사들인 사람들을 역추적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을 찾아 실소유주를 밝혀내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005년 검찰 중심으로 진행됐던 2기 신도시 합동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그는 “만약 지분 쪼개기를 통해 샀다고 하면 기획부동산 업체가 끼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어 기획부동산 업체 추적을 통해 실제 투자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일 정부 합동조사단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에 국토부와 LH 직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조회하는 방식으로 8개 지역의 토지거래 내역을 대조해 7명의 추가 투기 혐의를 발표하는 등 1차 조사로 파악한 투기 혐의자는 20명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특수통 출신 검사도 “신도시 건설계획에 관한 주무 부서의 경우 신속하게 압수수색해 누가 정보를 열람했는지, 어떤 메일 등이 오갔는지를 제일 먼저 봤어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전수조사를 한 것도 급한 불을 꺼보려 조사의 모양새만 갖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주축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LH 땅 투기 의혹 등과 관련해 모두 16건 100여 명에 대한 내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최초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 등 그간 각 지방경찰청에 접수·배당된 고발 및 지자체 수사의뢰가 6건, 경찰이 자체적으로 첩보·인지한 사건이 10건으로 분류됐다. 또 내·수사 대상자 100여 명 중에는 LH 직원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민간인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친인척 및 가족, 차명거래 내역도 면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지·이희권·손우성·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