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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창업 김봉진
‘더 기빙 플레지’ 기부 선언
최소 5000억 원 환원할 듯

30가구도 채 안 되는 전남 완도군 ‘구도(鳩島)’라는 낙도에서 태어난 섬 소년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수성가형 기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광고 전단지를 모아 만든 배달앱 ‘배달의민족’으로 거액 자산가가 된 김봉진(46·사진 오른쪽)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상 자산가들만 가입할 수 있는 미국의 자발적 기부운동 단체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공식 회원이 됐다. 김 의장은 최소 5000억 원 이상을 기부하게 된다.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시작됐으며 24개국, 218명이 가입돼 있다. 한국인 회원은 김 의장과 동갑내기인 부인 설보미(왼쪽) 씨가 처음이다.

18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작은 식당을 운영한 부모님을 따라 상경한 김 의장은 식당 방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 어려운 생활을 했다. 김 의장의 한 지인은 “식당 손님들이 다 나가고 손님이 식사하던 방을 치워야만 형제들이 잠을 잘 공간이 생겼다”며 “결혼식 때에도 일을 끝내야 신혼 여행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결혼식 당일 아침까지 밤을 새워 일한 뒤에야 결혼식장에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더 기빙 플레지에 낸 서약서에서 “2017년 100억 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예술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