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申, 사의표명 뒤 회의 계속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의 의사를 고수 중인 신현수 민정수석. 연합뉴스

■ 민정수석 보도에 ‘이상한 해명’

“법무부와 檢인사 이견 있었지만
계속 출근… 거취엔 변화 없다”
이광철 비서관과의 갈등은 否認

청와대는 검찰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법무부 간 갈등이 불거졌고 이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차례 사의를 표했다고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때마다 만류했으나 신 수석이 사의 의사를 고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신 수석은 사의 표명 이후 17일에도 정상 출근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신 수석의 사의 표명 파문이 여권 내부 권력 갈등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 고위급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 견해가 달랐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신 수석이 몇 차례 사의를 표시했고 그때마다 문 대통령이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 수석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빠진 적이 없고 이날 오전 현안회의에도 참석했다”며 “거취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수석은 여전히 사의를 표했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지난 7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검찰 인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 등을 두고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사실상 법무부의 입장이 반영된 인사안을 재가하면서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보면 법무부 장관 안이 조율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되고 발표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확한 보고와 재가 과정 및 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결국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과 법무부 간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고, 또 ‘비서’인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이 재가한 인사안에 대해 ‘반발’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를 무시했다기보다 박 장관의 의지대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내 이견으로 신 수석이 사의를 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 진행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내 이견은 없었다”며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신 수석과 검찰 인사 관련 의견이 같았다”고 말했다. 이명신 반부패비서관과 김영식 법무비서관은 김종호 전 민정수석 때 사의를 표했고 후임을 찾는 과정에 있지만 이 비서관은 사의를 표한 적이 없다고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이 민정수석실 운영을 놓고 이 비서관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장 문제가 많은 이성윤 지검장을 그 자리에 두는 비정상적이고 체계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해 취임한 지 한 달 갓 지난 민정수석이 사표를 냈다”고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더 이상 검찰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병기·김윤희·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