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26일부터 접종시작

‘효과 검증 부족’ 논란 부담
보관·유통 간편한 AZ백신
요양시설 등 방문접종할듯

정부가 65세 미만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우선 접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이유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해 신중하게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15일 오후 발표되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분기(2∼3월) 접종 계획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미만에게 우선 접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데에는 유럽 등의 고령층 접종보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중 국내에 도입되는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두 종류뿐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가량의 보관 환경이 필요해 정해진 접종 센터 4곳에서 예약제로 접종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요양병원·시설의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8도 정도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보관과 운송이 간편하다. 정부는 이 백신을 일선 보건소에 보급하고, 또 직접 요양시설 등을 방문해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함께 전 세계에 백신을 보급하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백신 분배 개시가 시급한데, 1분기 중 확보된 백신의 절대다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는 이 백신에 대한 신뢰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백신 도입에 뒤늦게 나선 탓에 불확실성이 더 높은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는 국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을 미루거나 고령층 대상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확보한 나라라면 당연히 65세 이상에게도 접종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스웨덴은 여러 종류의 백신을 확보해 연령대별로 다르게 백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약 6만 명분이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은 당초 1호 접종 백신이 될 예정이었으나, 도입 일정이 2월 말∼3월 초로 미뤄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조금 늦게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