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러운 직무유기…형사책임 직면할 수도”…표결선 ‘무죄’ 투표

미국 공화당 의회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된 직후 “의회 난동사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분노에 찬 어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들은 수치스러운 직무 유기”라며 “그가 퇴임했지만 향후 민·형사상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 그는 그 어떤 것에서도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당 난동 사태 당시 트럼프가 시위대를 철수시키려 하기보다는 범죄자들을 칭송했다”며 “퇴임하면서 우리의 제도들에 불을 질러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AP는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정치인인 매코널이 의사당 난동사태와 관련해 트럼프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비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질타했지만, 상원의 탄핵심판 표결에서는 트럼프에게 무죄 표를 던졌다. 이미 퇴임한 대통령을 탄핵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에서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트럼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화당에서는 7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미 역사상 유례없는 의회 난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원 공화당 의원 50명 중 7명만이 이탈한 데 대해 A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배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