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워 등 4곳 관련 대출 거래 의혹 등 조사”

두 번째 탄핵을 모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맨해튼 부동산 관련 일련의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에 대한 범죄 의혹 수사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 대상은 맨해튼 5번가의 58층짜리 트럼프 타워, 뉴욕시 금융지구에 있는 71층짜리 40 월 스트리트(40 Wall St), 콜럼버스 서클에 위치한 호텔 및 콘도 건물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 맨해튼 동부에 있는 아파트 트럼프 플라자 등 네 곳과 관련한 대출 거래다. 대출은 모두 ‘래더 캐피탈 코프’ 산하 회사로, 뉴욕시에 기반을 둔 부동산 투자 신탁인 ‘LADR 1.75%’를 통해 이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래더 캐피탈은 보통 대출을 한 뒤 채무를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다른 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다.

부동산 관련 기록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래더 캐피탈은 이들 4개 부동산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억8000만 달러(약 3100억 원) 이상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2년 트럼프 타워와 관련해 1억 달러(약 1100억 원), 2014년 트럼프 플라자와 관련해 1500만 달러(약 166억 원)의 대출이 각각 실행됐다. 2015년에는 40 월 스트리트 관련 1억6000만 달러(약 1800억 원), 2016년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와 관련해 700만 달러(약 77억 원)의 담보 대출이 각각 이뤄졌다.

WSJ는 40 월스트리트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와 관련한 재융자에서 금리가 상당 수준 낮아졌다고 전했다. 40 월 스트리트 관련 대출금리는 기존 5.71%에서 3.665%로 낮아졌다.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맨해튼 부동산에 대한 검찰 조사는 대출 서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 신고나 보험회사 제출용으로 작성한 금융 정보와의 불일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대출 신청 서류에 거짓 정보를 적는 것은 뉴욕 법에 따라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지검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검은 일명 ‘세븐 스프링스’로 불리는 트럼프 가족 부동산에 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맨해튼 지검과 별도로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주 검찰 역시 세븐 스프링스와 40 월 스트리트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사기 의혹을 조사 중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