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말 없는 대법원장 ‘거짓 해명과 탄핵거래 의혹’으로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오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靑 법무비서관 등 믿고 ‘침묵’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김 대법원장은 엿새째인 9일 현재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사실상 취재진의 질문을 거부하고 침묵 속에 출근했다. 김 대법원장은 전날 “거짓 해명의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추가 입장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사퇴 없는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거짓 해명 논란이 터진 직후 한 차례 짧은 유감 표명을 내놓았던 김 대법원장으로서는 또다시 사과를 하더라도 상황을 수습하기가 더 이상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더 이상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법원 내부 주요 보직이 이미 ‘김 대법원장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 점도 김 대법원장의 ‘버티기’를 가능하게 한다. 과거 ‘사법부 적폐 청산’ 조사에 참여했던 판사들이나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이 김 대법원장 재임 기간 동안 대거 사법부 요직에 진출했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단행한 법관 정기인사에서도 법원행정처 내 요직으로 꼽히는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에 송오섭(48·34기) 서울고법 판사를 발탁했다. 송 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 중 하나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출신으로 김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차례로 옮겨간 김형연·김영식 전 부장판사 모두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 법관이다.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신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임명된 성지용(57·사법연수원 18기) 법원장 역시 이 모임 회원이다. 고연금 신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53·23기)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 대법원장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