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국방백서

‘北은 敵’ 표현 2년 연속 빠져
北 미사일여단 4개 늘려 13개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로 발간된 ‘2020 국방백서’(이하 백서)에서 일본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하며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이전 백서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기술한 것과 비교하면 격하된 것이다. 백서는 또 북한이 전략군 예하에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미사일여단을 4개 늘려 13개 여단으로 편성했다고 추정했다. 2018년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주적’(主敵)이란 표현을 뺐고, 대신 포괄적인 개념으로 ‘적’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2018년 백서에 북한에 대해 ‘정권 세습’이라고 표현했던 부분을 ‘집권’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백서에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조건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언급했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와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대일 협력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사일여단에는 남한 전역을 타격하는 단거리급(SRBM) 스커드(사거리 300~1000㎞)를 비롯해 준중거리급(MRBM) 노동미사일(1300㎞), 중거리급(IRBM) 무수단(3000㎞ 이상)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국의 동맹인 미국을 ‘주적’이라고 표현했음에도 ‘북한은 적’이란 표현은 2018년에 이어 이번에도 빠졌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목표는 이전 백서에서도 기술됐지만 ‘가속화’라는 표현이 두 차례 추가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