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관악구는 도림천에 ‘별빛내린천’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천변을 단계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승리교와 신림1교 사이에 산책로를 만들고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한 모습. 관악구청 제공

혁신경제도시 꿈꾸는 관악구

낙성벤처밸리·신림창업밸리에
2024년까지 260억원 지원
창업히어로거점센터 4곳 세워
첨단 기업·서울대 인재 유치

‘별빛내린천’ 이름 붙인 도림천
천변 경관 개선 생태하천으로

‘노후 베드타운’과 ‘고시준비생 집성촌’으로 인식됐던 서울 관악구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고급 두뇌들과 스타트업이 모이는 ‘S밸리’ 조성 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지역을 관통하는 도림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개선하는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주민들의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관악구는 전체 면적 29.57㎢ 중 상업 지역이 단 1.32%(0.39㎢)에 불과해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S밸리에 첨단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고 서울대의 인재들이 정착하도록 만들어 ‘혁신경제도시’로 도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일 관악구에 따르면, 구는 서울대 후문과 가까운 낙성대동 일대 낙성벤처밸리와 서울대 정문 인근 대학동 일대 신림창업밸리를 묶어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S밸리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우선, 지난해 3월 낙성벤처밸리의 거점인 낙성벤처창업센터와 낙성벤처창업센터 연구개발(R&D)센터점이 문을 열었다. 이 두 시설은 유망 스타트업에 저렴한 비용을 받고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입지를 찾고 있는 기업들에 손짓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지하 1층에 시민 누구나 창업 교육을 받으며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경우 상담을 통해 사업화를 꾀할 수 있는 ‘서울창업카페 낙성대점’도 생겼다.

낙성대 일대엔 올해도 창업공간이 2곳 더 생긴다. 서울시에서 71억 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서울창업센터 관악’은 이달 중 개관을 목표로 막바지 리모델링 공사 중이며, 낙성대동 주민센터 옆 주차장 부지에도 3월 중 창업 복합공간이 선을 보인다.

S밸리 조성 사업은 지난해 관악구가 서울대와 함께 응모한 서울시의 ‘대학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서울시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100억 원을 지원하고 이와 별도로 구가 55억 원, 서울대가 105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재원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다. 구와 서울대는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창업 히어로(HERE-RO) 거점센터 1곳을 열었고 3곳을 추가로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5곳인 관악구 내 창업 관련 시설은 내년까지 13곳으로 늘어날 예정으로, 올해부터는 새롭게 만든 공간에서 서울대의 인적 자원과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창업·지역상생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시설만 반듯하게 세운 건 아니다. 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200억 원 규모의 창업지원펀드를 지난해 조성, 지역에 본부를 둔 중소·벤처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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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엔 서울대·KT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서로 보유한 역량을 공유하기로 약속했다. 이처럼 시설 확충과 기업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병행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1개 기업, 119명의 임직원이 S밸리로 모여들었다. 본격적으로 지원 효과가 나타날 올해의 성과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관악구는 지역을 관통하는 도림천을 새롭게 정비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림천에 ‘별빛내린천’이라는 자체 이름을 붙였다. 하늘의 수많은 별처럼 즐거움이 가득한 하천이라는 의미와 관악구를 대표하는 인물인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인 별이 떨어지는 모습을 함께 담은 이름이다.

올해는 천변 경관 개선을 위해 예산 1억5000만 원을 투입, 가로녹지 등 편의 시설을 개선해 ‘별빛 테마존’을 꾸미고 테마길을 만드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주민들이 천변을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별빛 게이트’ 조성도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구는 2022년 상반기 중 서울대 정문에서 동방1교까지 도림천 상류를 생태 하천으로 복원해 주민들이 산책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들이 모두 끝나면 관악산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서울 서남권 대표 하천 생태축이 생기게 된다.

관악구 관계자는 “민선 7기 주요 사업들은 지역의 인적·물적·지적 자원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S밸리와 별빛내린천 정비 사업이 끝나면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