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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채무는 차세대에 부담
곳간지기 역할 의무이자 소명”
민병덕 의원 등 보상법안 발의
전문가들 “포퓰리즘 경쟁 우려”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손실보상 법제화’ 논의와 관련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과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 변수 중 하나라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홍 부총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정말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며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국가 재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하는 나라의 곳간지기 역할은 기재부의 권리, 권한이 아니라 국민께서 요청하는 준엄한 의무이자 소명이라는 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좌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손실보상 법제화’에 적극적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집합금지 업종 등의 매출 손실을 최대 70%까지 국가가 보상하는 내용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한다. 집합금지 업종은 매출 손실의 최대 70%(월 3000만 원 한도), 집합제한 업종은 최대 60%(월 2000만 원 한도), 일반 업종은 최대 50%(월 1000만 원 한도)까지 보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 의원은 예산이 월평균 24조7000억 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은 집합금지·집합제한 업종에 최저임금 수준의 보상금 등을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 역시 손실보상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전문가들은 손실보상제가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입법 경쟁으로 포퓰리즘화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입법화가 안 돼서 지원을 못 하는 건 아니고, 재난이 다양할 수 있기에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우·김수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