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방사능 괴담 중단하라”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원들이 지난 18일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팻말을 앞에 두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原電 삼중수소조사단’ 논란

중수로 특성 알아야 가능한데
기계·재료 전문가 위주 꾸려
“누설 여부 객관적 조사 힘들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구성 중인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에 정작 원자력 전문가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20일 나타나면서 조사단의 전문성, 신뢰도를 둘러싼 우려가 일고 있다. 중수로인 월성 원전에 중수로 전문가가 빠진 채 진행되는 조사가 최근 정치권 공방으로도 확산한 삼중수소 논란의 핵심을 가려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원안위는 당초 이번 조사단의 활동 방향을 중수로의 특성까지 포괄하는 쪽으로 잡으려다 삼중수소 누설 여부에 초점을 두는 쪽으로 틀었다. 이 과정에서 중수로 전문가를 조사단에 포함하려던 계획도 접었다. 원안위 관계자는 “삼중수소가 누설됐는지 여부를 따질 때는 기존 구조물과 배관들을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중수로 전문가보다는 기계와 재료 전문가 위주로 조사단을 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방사선 전문가가 포함된 만큼 원자력 전문가를 아예 배제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검찰의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삼중수소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고,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수립 절차의 적절성을 감사하는 중인 점을 감안하면 조사단 활동은 그 결과에 따라 큰 사회적 파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원자력 전문가들은 월성 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 문제를 객관적으로 따지려면 월성 원전이 중수로라는 점을 감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원자력 전문가는 “월성 원전은 중수로라서 삼중수소 생성량이 다른 원전에 비해 많은 특성이 있다”며 “이런 점이 조사에 반영돼야 이번에 나타난 삼중수소 문제가 현재 시중에 돌고 있는 수준으로 정말 위험한 것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과 원자력국민연대, 행동하는자유시민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탈원전 결정에 관한 공정한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넘어가거나 부당한 행정처리 과정에 관여한 누구에게라도 면죄부를 준다면 탈원전과 관련한 탈법, 위법,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죄를 감사원이 뒤집어쓸 것”이라며 “불법 탈원전 과정을 목숨 걸고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진·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