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가 19일 상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외교·국방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링컨 “인도주의적 측면도 유의”
오스틴 “한반도 군사요건 재검토”
헤인스 “北 미사일 도발의도 검토”

韓美동맹·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사드 등 군사대응태세 강화 전망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향한 외교 및 군사적 대응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과 달리 실무 위주의 보텀업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출범 초기 대북 압박을 유지하면서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한 군사장비 운용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북 문제에 대해 “나는 시작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시작하겠다”며 “그래서 우리가 하려는 가장 첫 번째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대북 정책 재검토 과정에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블링컨 지명자는 “우리는 단지 방정식의 안보적 측면만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도 유의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의료적 지원을 통해 대화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중국·러시아·이란과 함께 미국의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한반도 작전 계획에 필요한 군사 요건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대량파괴무기(WMD), 사이버 위협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주요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한 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시험에 대한 정보기관 전문가들의 최신 정보 및 분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고도화된 핵 역량에 상응해 한반도 내 군사 대응 태세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배치하거나 사드의 운용성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한 안으로 거론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노동당 8차 당 대회에서 과시한 전술핵무기 계획이나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KN-23)의 개량형 등은 미국 입장에서 큰 위협”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등을 추가로 들여와 사드의 운용성을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 위협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대북 군사 옵션 시나리오는 물론, 북핵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주한미군 재배치를 염두에 둘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코피 전략(북핵시설 등 선별타격)과 같은 군사적 옵션을 구체화하거나, 유사시 전력 운용의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주한미군 재배치도 검토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이나 북한에 정치적 신호 차원이라기보다 미군 입장에서 북핵 대응에 필요한 안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