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에 ‘당대당 통합’ 제안

제1야당에 비호감 이미지 한계
이대론 재보궐·대선 암담 판단
통합후 지분확보 현실적 계산도
김종인은 싸늘… “安입당” 고수

국민의당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대 당 통합론을 꺼내 들면서 서울시장 단일화 작업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안철수 대표의 입당을 요구하는 국민의힘에 통합론을 역제안한 것으로 일종의 단일화 신경전 속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라는 간판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로는 중도층 표심 흡수와 이에 따른 선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고민도 깔려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지금의 국민의힘 체제론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대선 승리도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중간지대 지지층과 무당층, 현 정권에 등 돌린 진보층을 다잡기 위해 국민의힘 입당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민의힘이 바뀌지 않은 채 입당만 요구하는 건 다 같이 죽자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호감도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호감도를 압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호감도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 넷째 주 실시한 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더불어민주당(49%)보다 11%포인트 높은 6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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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띄운 야권통합론은 안 대표가 지난해 11월 국민미래포럼 강연에서 제시한 ‘야권 혁신 플랫폼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안 대표는 당시 ‘반문(反文·반문재인)연대’ 대신 혁신연대·미래연대·국민연대 등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혁신 플랫폼의 한 형태로 ‘새로운 신당’을 언급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매주 만나 이러한 형태의 야권통합 문제를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한 인사는 “안 대표와 국민의힘 경선 승리자 간 1대 1 대결보다 통합 뒤 복수의 후보자가 치르는 경선이 안 대표에게는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며 “당 대 당 통합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안 대표의 애초 생각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도 통합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당이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며 지분을 요구하려는 걸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다만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통합론이 확산하고 있어 당내 여론이 뒤바뀔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진석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범야권의 후보들이 자기중심적 후보 단일화 방식에 집착하지 말고 헌법수호 세력의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거의 마음을 굳혔다”면서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결심을 이달 중순 안에는 밝히겠다”고 말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안 대표는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치만 한다”고 비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