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에 몰렸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결로 재추진의 길이 열렸지만, 향후 진행 과정에서 환경훼손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남은 인허가 절차만 11개에 이르고 이 사업을 반대해 온 환경·시민단체가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심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강원 양양군이 원주지방환경청을 대상으로 청구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부동의 협의 의견에 대한 행정심판에서 원주지방환경청의 부동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양양군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무산 위기에 놓였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회생의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인허가 사항은 총 14개에 달한다. 이 중 현재까지 완료한 것은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설계안전도 검사 등 3개에 불과하다. 남은 11개 중 양양군이 인허가 권한을 보유한 ▲궤도사업허가 ▲건축허가 ▲구거점용 ▲농지전용 등 4개를 제외해도 ▲지방재정투자심사 ▲백두대간 개발행위 사전협의 ▲국유림사용허가 ▲공원사업시행허가 등 7개의 절차가 남아 있다.

양양군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했고 오색케이블카의 사업성 자체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일정에 별다른 변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모든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빠르면 하반기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반대해 온 환경·시민단체가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됐던 희귀 동식물 보호를 위한 후속 조치 협의 과정에서 환경 훼손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양군은 2012년부터 설악산국립공원 남설악지구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양양군 서면 오색지구~설악산 끝청(3.5㎞) 구간에 케이블카와 상·하부 정류장, 산책로, 전망대 등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환경부가 지난해 9월 케이블카 설치가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의견을 내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양양군은 지난해 12월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양양=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