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최초로 칠레서도 확인
전세계서 3000건 이상 보고돼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가 미국에서도 29일 처음으로 확인됐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확인한 변이 감염 사례도 벌써 3000건 이상이다. 영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5단계 봉쇄 조치를 새롭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전 세계에 변이 바이러스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재러드 폴리스 미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콜로라도의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사례를 처음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변이 확진자다. 확진자는 20대 남성으로, 여행 기록이나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이미 번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놀랍지 않지만,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CDC도 영국을 포함해 유럽과 다른 전 세계 국가들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3000건 이상 확인됐다고 집계했다. ECDC는 특히 “유럽 국가에서 발견된 변이 사례들은 모두가 이동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영국 밖에서 이 변이가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발 변이는 이날 중남미 국가 중 처음으로 칠레에서도 발견되는 등 지금까지 총 29개 국가에서 확인됐다. 일본·호주에선 영국발 변이에 더불어 남아공발 변이까지도 발견된 상황이다. 기존 대비 전파력이 70% 더 큰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영국의 이날 신규 확진자는 사상 최대인 5만313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처음으로 4만 명 선을 넘은 지 하루 만에 1만 명 이상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기존 4단계 봉쇄조치를 더욱 강화한 5단계 봉쇄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익스프레스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잉글랜드 지역에 며칠 내로 훨씬 엄격한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