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해외입국자 관리 구멍
변이 ‘은밀한 확산’ 배제 못해

3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국 변이(B.1.1.7)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2명 추가로 확인되면서 “국내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방역당국이 단언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지역사회 확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사후 확진된 80대 사망자의 경우 인근 주민과 접촉이 있었던 상황이라 해외 입국자의 관리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날 오전 방역당국이 새롭게 확인한 2명의 영국 변이 감염자에는 앞서 지난 26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의 거주지 인근에서 심정지로 사망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80대 남성이 포함됐다. 특히 이 남성이 거주 중이던 오피스텔 복도에서 심정지를 일으킬 당시 이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던 인근 주민 3명이 이 환자를 부축한 뒤 자가격리 중인 상황이다. 그간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의 경우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없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다.

주민들은 최초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지만 아직 잠복기가 남은 만큼 영국 변이에 추가 확진될 수 있다. 80대 사망자의 경우 가족 3명도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은 상황이라 영국 변이 확진자는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1건은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입국한 20대 여성 사례다.

정부가 단언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40주차(9월 28일∼10월 4일) 이후 이날 0시까지 유럽에서 국내 입국 후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는 총 387명에 달한다. 하지만 전날 방대본은 해외입국자 검체분석에 대해 “분석을 위한 검체는 진단검사 후 잔여 검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분석 대상자의 검체 잔여 여부, 분석 적정성 등에 따라 대상자 수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즉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후 남은 검체가 특정 조건을 충족할 때에만 실제 변이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남은 검체의 질과 양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