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락은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외교부에서 손꼽히는 북핵 전략가이자 미국통, 4강 외교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2002년 10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가동 의혹에 따른 제2차 북핵 위기 때 북미국장으로 북핵 업무를 담당했다. 2009년 3월부터는 북핵 6자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 역할을 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맡아 북한의 2차 핵실험 등 문제를 진두지휘했다. 위 전 대사가 본부장으로 재임하던 2년 6개월 사이 6자회담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즈음 천안함·연평도 사건까지 터지며 비핵화 대화는 완전히 멈춰 섰지만, 위 전 대사는 2011년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상대로 인도네시아 발리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1·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 나섰다. 이듬해인 2012년 2·29 합의의 근간이 된 비핵화 사전 조치 아이디어도 위 전 대사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러시아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몬터레이 군사언어연구소에서 러시아어 연수를 마친 뒤 주러 대사관에서 1등서기관으로 근무했다. 서울 외교부 본부에서는 러시아를 담당하는 동구과장을 지냈다. 1989년 11월 한국·소련 수교의 물꼬를 튼 영사처 설치 협상 과정에서 실무 업무를 담당, 협상이 실제 수교로 진전되도록 하는 데 역할을 했다. 위 전 대사는 2011년 7월 주러 대사에 내정된 뒤 러시아 측으로부터 아그레망(임명 동의)까지 받았지만 정부는 그를 곧바로 러시아에 보내지 않았다. 당시 그가 수석대표로 참여하고 있던 1차 남북 비핵화 회담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정부는 베이징에서 열린 2차 회담까지 마무리된 그해 10월에야 그를 정식 주러 대사로 임명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1954년 전남 장흥 출생 △남성고, 서울대 외교학과 △외무고시 13회 △주러시아 대사관 서기관 △외교부 동구과장 △주미 참사관 △북미국장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관 △주미 공사 △장관 특별보좌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