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적법절차와 법 원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檢내부 “반칙 해도 정도껏”
“대놓고 수사 방해하는 것”
법조계도 “전형적 이해충돌”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로지 적법 절차와 법 원칙에 따라 직무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임기를 시작하면서 입장문을 내고 “결과를 예단하지 마시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검찰 일선의 비판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차관의 임명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거센 비판이 터져 나온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에 “월성 사건 변호인을 차관으로 임명하여 징계위원으로 투입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칙을 해도 정도껏 하라”고 밝혔다. 전날 이 차관이 청와대에 의해 법무부 차관직에 임명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대놓고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월성 원전 수사를 진행하는 대전지검 내부에서도 “압수수색 과정에서부터 주요 피의자를 변호하던 사람을 이제는 차관으로 모시고 보고하란 말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수사팀은 전날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자료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을 대상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관계자들을 이날도 소환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법조계에선 “전형적인 이해 충돌에 해당하는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차관은 추미애 장관이 사퇴할 시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며 검찰의 주요 사건을 보고받는다

라임 사태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김정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능하신 분이니 돈 많은 금융사기범들이 많은 돈을 내고 이 분을 선임했을 것이라 능력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변호사가 범죄자를 변호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이 아니기도 하다”면서도 “목숨을 버릴 마음을 먹을 정도로 소중한 (금융사기) 피해자들의 피 같은 돈이 차관님의 수임료로 들어갔다는 것만큼은 아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차관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검찰 수사를 받아 온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변호인을 맡던 중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자 전날 대한변호사협회에 휴업계를 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