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뒤 생활폐기물 직매립 종료
서울시,최소 1곳이상 건립 계획
주민·해당 구청 반발 공모 무산

인천선 연수구청장 등이 거부
화성·광주도 증설에 반대 입장

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지만 이를 처리할 소각장 건설은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58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가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이 2025년이면 종료될 예정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환경부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2022년부터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시·도 경계를 넘어 처리되는 폐기물에 ‘반입협력금(가산금)’이 징수되고,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다. 이보다 앞서 수도권 3개 시·도는 친환경 자원순환 정책의 일환으로 생활폐기물의 ‘직매립 제로화’를 공동 선언한 바 있다.

서울시는 현재 운영 중인 강남, 노원, 마포, 양천 등 4곳의 광역소각장 처리용량(2850t)을 늘리고, 최소 1곳 이상의 광역소각장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2차례 추진한 광역소각장 공모사업이 모두 무산됐고, 구청들의 반발로 입지 후보지 선정을 위한 위원회조차 열지 못했다. 여기에 양천구는 시설 노후화와 주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기존의 광역소각장마저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현재 소각 용량의 3배가 넘는 하루 9493t(2018년 기준)에 달한다. 광역소각장 8곳을 운영하는 경기도는 기존 소각장 시설을 확충해 처리용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화성·광주·부천시 등은 기존의 소각장을 증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신설 광역소각장 3곳의 입지 후보지를 발표한 인천시도 해당 지역 정치인과 단체장까지 나서 반발하고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연수·미추홀·남동구 3개 구청장은 최근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소각장 건설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자신들 지역만은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특히 소각장 시설이 없는 남동구와 미추홀구는 올해부터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수도권매립지 반입총량제 기준을 모두 초과해 반입수수료의 2배에 달하는 가산금을 내야 할 처지다. 한편 올 들어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한 생활폐기물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62만1953t에 달한다.

이곳 매립지 사용이 종료되는 2025년까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을 갖추지 못할 경우 쓰레기 대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