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댄스 금지’ 서울을 비롯한 경기·광주 등에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된 19일 0시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인근의 한 클럽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단계부터는 클럽 등 유흥 시설의 춤추기와 좌석 간 이동이 금지된다. 신창섭 기자

1.5단계 첫날… 343명 확진

송파 의료 체험방·역삼역發 등
확진 잇따라… 감염 차단 실패
5명이상 감염 하루 10건 발생
1.5단계론 확산세 잡기 역부족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또다시 300명을 돌파한 가운데, 길게는 1개월도 넘게 발생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생활공간 중소 집단감염’ 사례가 누적되면서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연일 더욱 위험한 국면으로 치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광주 전역과 강원 일부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이날부터 적용되지만, 바이러스 추적이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방역 당국이 감염경로 차단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감염경로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위기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다양한 소규모 집단감염경로들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파되면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잠언의료기기 체험방 관련 집단감염의 경우 지난달 6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지난 17일에도 관련 확진자 2명이 추가되는 등 1개월 넘게 감염 전파 상황을 종료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 역삼역 관련 집단감염 역시 지난달 29일 역삼역 직원이 처음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성동구의 마장동 축산시장까지 감염이 전파돼 관련 확진자가 누적 30명까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동대문구의 노인 주간보호시설의 경우 지난 1일 첫 확진자가 확인됐지만, 지난달 15∼29일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에도 격리 중 환자 6명이 추가로 확진되는 등 관련 누적 확진자만 71명에 이른다. 역학조사의 추적 속도가 지역 곳곳에서 생겨나는 집단감염의 발생 속도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면서, 작은 불길도 잡아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감염경로를 통한 집단감염도 쉴 틈 없이 추가되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5명 이상 소규모 집단감염이 하루 평균 10건 정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됐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1.5단계에 맞춰 좌석 한 칸 띄워 앉기가 가능하도록 의자를 건너편과 교차해서 배치했지만, 카페 내부에는 음식을 먹고 있을 때가 아니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코와 입을 내놓은 채 턱에만 걸치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김모(21) 씨는 “확진자가 하루에 300명씩 나오고 있으니 찔끔찔끔 단계를 올릴 게 아니라 더 강하게 거리두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날 강남구에서 카페를 이용한 직장인 정모(63) 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 또다시 불편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최재규·최지영·나주예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