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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과의 관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자리에 대해 전혀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여름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던 안 대표는 새로운 중도 대통령 후보를 기다리던 원로 4인의 호출을 받았다. 그 자리엔 김 위원장도 있었다. 일종의 면접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유력 대선 후보로서 주목을 받던 안 대표가 과연 대통령감인지 살펴보고 싶었다. 이날의 ‘잘못된 만남’은 지금도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김 위원장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 “안 대표를 처음 만난 날이 2011년 8월 31일이다. 그때 그 사람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다고 해서 ‘정치에 뜻이 있으면 국회의원 선거에 먼저 나가서 소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적인 의사결정이 어떻게 되는지 그 과정부터 배우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양반(안 대표)이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왜 자기 보고 국회의원 하라고 하느냐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 소릴 듣고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와버렸다.”

하지만 안 대표의 기억은 전혀 다르다. “그때 나에게 국회의원에 출마하라고 하신 것은 맞는다. 나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그냥 나가버리시더라. 그 자리에 있던 네 분은 내가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하시고 부른 것 같다. 정작 말을 해보고 내가 의지가 없다고 하니까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과 꼬인 인연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그다음 김 위원장과 나는 오히려 반대편에서 서로 싸운 적이 많았다”며 “2016년 내가 국민의당 대표였고, 그분은 더불어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는데 당시 서로 치열하게 싸웠다. 서로 적이었다”고 말했다.

야권 내부에선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2022년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두 사람이 어떻게 관계 회복을 하느냐에 따라 야권의 통합 여부가 달려 있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