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틀째 압수수색 검찰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 결정 당시 경제성 조작 의혹 등에 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대전지검 수사팀 관계자들이 6일 오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이틀째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與-檢 ‘월성 1호기’ 전면전

민주 “檢, 도넘은 국정흔들기”
원전 폐쇄 직권남용 적용 땐
‘檢칼끝 靑까지간다’ 사전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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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도부가 일제히 검찰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수사를 맹비난하고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탈원전 정책’에 반기를 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수사가 청와대로 향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사생결단식 방어막’을 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에너지 전환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정책이다. 이에 대한 사법적 수사는 검찰이 이제 정부 정책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건 검찰의 과잉수사”라며 “권력형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권력형 부패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해 국정운영에 개입하는 건 위험수위를 넘는 국정 흔들기”라고 비난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행정부의 정책 집행에 검찰이 개입해서 당·부당, 불법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은 헌법 정신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검찰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여권은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발표와 뒤이은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보고서와 관련,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노 비서실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경제성, 안전성, 국민 수용성 등을 종합 판단해야 하는데 경제성만으로 감사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전날(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권력형 비리가 아니고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인데,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기 위해서 편파 수사,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재형 감사원장은 노 비서실장의 발언과 관련해 “국회가 감사를 요구한 사항에 대해 감사원이 수행한 감사 결과를 난센스라고 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의 거센 반발은 혹시나 문 대통령을 향할 수 있는 검찰의 칼날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감사원 감사 결과,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되나”라고 발언했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조기 폐쇄 결정과 함께 가동을 중단하는 쪽으로 정리했다. 또 산업부는 국회가 감사를 요구한 후 관련 자료를 폐기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대통령의 뜻에 맞추려고 한 정황이 있는 만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 경우 퇴임 후 문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