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인간과 AI의 인식오류를 탐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팀 신승백(왼쪽)·김용훈 작가. 신창섭기자

■ 미디어 아티스트팀 - 신승백 김용훈
“미술작업 통해 AI·인간의 ‘같음과 다름’ 성찰”

“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가치랄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어쩌면 없다고 여겼던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대로 된 판단을 위해 배제했던 감정들, 즉흥성, 실수까지, 그런 인간적인 것들을….”

컴퓨터 시각 기술을 중심으로 주로 인간과 AI의 인식오류를 깊게 탐구해온 미디어 아티스트팀 ‘신승백·김용훈’. 이들의 작품 ‘얼굴 없는 초상(Nonfacial Portrait)’이 대전비엔날레에 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은 ‘AI가 인간 화가가 그린 초상화에서 얼굴을 찾을 수 없어야 한다’는 가정 아래 인간과 기계의 다름과 같음을 성찰한다. 초대된 화가가 초상화를 그리면 AI는 안면인식 기술로 사람 얼굴을 찾아낸다. 화가는 어떻게 AI가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에겐 초상화로 보이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카이스트 문화기술 대학원에서 만나 2012년부터 활동해온 듀오를 서울 문래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AI가 인식 못하는 초상화 작업은 성공했나.

“한 작품 빼고 성공했다. 작품은 주관적 판단이라 작가 스스로 초상화라고 판단하면 완성됐다고 봤다. 안면인식기술이 일상에서 널리 쓰이지만, 영향이나 의미를 생각하지 못한다. 미술관에서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왜 AI이고, 왜 시각기술인가.

“AI 시각기술은 카메라에 뇌가 붙은 것이다. 이전에 사람이 렌즈 뒤에서 시각화된 이미지를 보고 판단했는데 이젠 컴퓨터 뇌가 스스로 판단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지난 10년 가까운 작업에서의 변화는.

“처음에는 AI를 도구로 봤다면 이제는 그 자체를 탐구한다. 기계를 탐구할수록 인간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AI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 대부분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여태껏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을 찾아야한다.”

―계획은.

“거의 완성된 것도 있고, 준비하던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은 안무가와의 협업이다. 인간은 언제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인간에게 타인이란 인간, 신이었는데 이제 하나가 더 추가됐다.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보였을 때 행동과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무용 협업을 통해 탐구하고 싶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