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LG CNS는 사내에서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 적용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LG CNS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AI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해 마스크를 착용한 임직원들만 통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사진은 해당 서비스 시연 모습. LG그룹 제공

(5) LG그룹

AI 마스터 100명 육성 시작
계열사 IT시스템의 90%이상
2023년까지 클라우드 전환

글로벌 스타트업에 530억 투자
GM과 1조 출자 해외공장 증설
전기차 200만대분 배터리 생산

LG그룹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 경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만큼 기업 체질 개선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기 위해서다.

◇DX 전담 조직 신설과 인재육성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에서 “DX는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LG그룹은 고객의 요구를 보다 빨리 파악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DX 전담 조직을 구축, 체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는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제품·서비스 및 생산 공정 등 경영활동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DX 인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LG인화원에 ‘LG AI 마스터 양성 과정’을 신설하고, 1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AI, 빅데이터 전문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 대학’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LG그룹은 정보기술(IT) 시스템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IT 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축적·공유를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손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기반의 그룹 통합 AI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DX 통한 제품·서비스 혁신 =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DX 적용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R&D)과 생산 등 경영 전반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우선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제품을 관리하는 서비스인 ‘프로액티브 서비스’(Proactive Customer Care Service)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등 제품 내부에 탑재된 센서들이 기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무선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면 서버가 제품 상태를 파악해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고장이 감지되면 서버는 알아서 ‘LG 씽큐(LG ThinQ)’ 앱과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이를 고객에게 알려준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결과, 참가한 고객들로부터 만족도 조사 사상 최고 점수인 4.5점(5점 만점)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설계 과정 등에서 기존에 일일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정해왔던 다양한 변수를 AI 기반으로 최적화해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연구시간을 단축했다.

또 LG화학은 그린바이오 분야의 특허 및 논문 등에서 주요 키워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는 AI 모델링에 성공했다. 새로 모델링한 AI는 전체적인 문맥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기존 AI로는 인식하지 못했던 문헌 내 유전자와 변이 정보 등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해 연구 속도를 높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성민(오른쪽)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전무)와 윤성로 서울대 공과대 부학장이 지난 7월 서울대 공과대에서 ‘LG화학·서울대 DX 산학협력센터’ 설립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미래 먹거리 발굴 = LG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로봇, AI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그룹의 미래 준비 차원에서 AI, 로봇, 자율주행 등과 관련된 18곳의 글로벌 스타트업에 약 4600만 달러(약 530억 원)를 투자했다. 특히 올해는 오픈소스 머신러닝 기업 ‘H2O.ai’ 등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LG전자는 가정용 및 산업용 로봇 개발과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8년 경영권을 인수한 로보스타 외에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LG전자는 또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 신 가전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고 ‘LG 시그니처’와 빌트인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1위인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와 1조 원씩 출자해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설립하고 폴란드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내년까지 전기차 200만 대분인 1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서울대와 손잡고 AI 공동연구 등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최근 서울대 공과대와 함께 DX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LG화학·서울대 DX 산학협력센터’ 설립 협약을 맺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는 2023년까지 TV용 OLED 패널 1000만 대분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廣州) 신규 패널 공장과 경기 파주 공장에 추가 생산라인을 구축해 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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