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7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거리 가로등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쓰러져 도로에 있던 승용차 앞유리가 파손됐다. 연합뉴스

- 4일만에 또 태풍 강타

예상보다 약했지만 곳곳 피해
부산선 강풍에 ‘탑차’ 전복 등
중단된 원전 복구 1주일 걸려

9호 태풍 ‘마이삭’이 남동해안 지역을 강타한 지 4일 만인 7일 다시 10호 태풍 ‘하이선’이 비슷한 경로로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과 집중 폭우를 동반하면서 원전 2기가 정지되고 제주와 부산, 경남·북 등 영남 일대의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경주에서는 월성원전 2·3호기 터빈 발전기가 정지됐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오전 8시 38분쯤 월성원전 2호기에 이어 9시 18분쯤 3호기의 터빈 발전기가 잇따라 정지됐다. 한수원 측은 발전소 원자로 출력은 60%로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사능의 외부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터빈발전기 배전선에 문제가 생겨 정지한 것 같다”면서 “원인을 확인하는 대로 정상 복구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천리안 2A 기상위성이 7일 오전 8시 10분에 촬영한 ‘하이선’의 모습.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앞서 부산에서는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 3, 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 등 4기가 중단됐고 여전히 가동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들 4기에 고리 2호기는 정기적으로 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원자로 가동이 멈춘 상태여서 2017년부터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를 제외해도 5기가 현재 가동 중단상태다. 이들 원전의 사고 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걸려 가동에 향후 1주일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현재 태풍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1087가구 1640명이 사전 대피했다. 경북 470가구 659명, 경남 400가구 600명, 부산 123가구 212명, 울산 14가구 24명 등이다.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재민도 없다. 시설 피해로는 48건이 접수됐다. 공공시설로는 가로수 11건과 교통안전시설 6건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 사유시설로는 주택 14채와 차량 1대가 침수됐다. 공장 간판 3건도 파손됐다. 전국적으로 1만7620가구가 정전피해를 겪었고 이중 1만1523가구가 복구 완료됐다.

한편 오전 7시 2분쯤 경남 사천시 삼천포 구항 내 신수도 도선장에서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해 5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통영해경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당국은 태풍 피해는 아니라고 밝혔다. 경남 거제에서는 오전 6시 59분쯤 사등면 사곡리 통영 방향 굴다리 지하차도에 빗물이 차면서 승용차가 고립돼 50대 여성 운전자가 긴급구조됐고,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는 주택붕괴로 60대 남성이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 광안대교에서는 1t 탑차가 강풍에 넘어졌다가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

부산에서는 이날 광안대교, 거가대교, 을숙도대교 등 도로 53곳이 통제돼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렸다. 부산 만덕터널에서 경남 김해로 향하는 남해고속도로 진입부위(북구 광덕물산 앞)와 강서구 지사동 미음터널 부근 토사 유출과 침수로 인해 남해고속도로 및 창원~부산 도로가 통제되면서 주변 도로까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경북 경주시 현곡면에서는 오전 8시 15분쯤 도로 침수로 버스가 고립돼 소방당국이 탑승객 39명을 구조했다. 포항에서는 이날 오전 형산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 인근 주민 559가구 843명이 대피했다.

김도연 기자, 부산=김기현·경주=박천학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