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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 태풍 ‘바비(BAVI)’는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며 ‘점점 세지고 빨라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또 바비가 지나간 후에도 제9호 태풍의 북상도 예고돼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애초 느릿느릿 힘을 키우며 북상하다가 한반도에 가까워지면서 세기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최대 풍속 43m/s(155㎞／h)를 기록했던 태풍은 9시 45m/s(162㎞/h)로 한층 더 강해졌다. 이동 속도 역시 이날 0시 14㎞/h에서 오전 3시 19㎞/h로 5㎞나 더 빨라졌으며, 오후 9시에는 약 28㎞/h, 27일 오후 3시엔 최대 약 49㎞/h로 빨라질 전망이다.

바비가 이렇게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는 것은 고수온해역을 지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바비는 제주도 남쪽 해상을 이동하는 동안에도 30도 안팎의 고수온해역을 지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45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로 발달했다. 앞서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바비가 한반도 북쪽 상층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예상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천천히 힘을 키우면서 매우 강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지역을 통과할 때만큼은 느린 것보다 빠르게 통과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있다. 너무 느리면 오히려 오래 머무르면서 피해를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상륙한 태풍 ‘솔릭’은 사람이 걷는 속도인 4㎞/h 정도로 느려지며 제주에 큰 피해를 안겼다. 당시 제주에서 태풍 피해를 본 농경지 면적이 3369㏊에 달했고, 피해 복구비에만 70억 원이 투입됐다. 태풍 ‘바비’는 ‘솔릭’과 비교해 이동속도가 3~4배 정도 빠르지만, 27일 새벽 전까지 20㎞대 속도를 내면서 천천히 서해상을 통과해 한반도가 비교적 오랜 시간 직접 영향권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발생한다는 예측도 나왔다. 마이삭은 28일 오후 필리핀 동해상에서 열대저기압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29일 오후 9시쯤에는 확실하게 태풍 모습을 갖추고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