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20일 권익위가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전현희 위원장은…

전현희(56) 국민권익위원장은 민간과 행정·사법·입법 분야 모두에서 경력을 쌓은 알파걸이다.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로 국회의원이 됐고, 지난 6월부터 위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그의 인생 경로를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은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 같아서’ ‘능력이 못 미칠 것 같아서’ 엄두를 내지 못할 도전으로 가득하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살 수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명예나 부귀영화만을 바라본다면 절대 걷지 못했을 길이지만 내 삶의 목표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스스로에게 ‘이 정도면 한 번 세상에 태어나 정말 멋지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해줄 수 있을 만큼 후회 없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더 큰 보탬이 되자는 ‘소명의식’도 상당했다. 전 위원장은 “어렸을 때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성인이 돼서는 대한민국을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꿈이 작아졌다”며 “그런 목표가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을 걸어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1996년 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첫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가 됐다. 1999년 변호사 개업을 한 뒤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몸담으며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3년 혈우병 치료제 탓에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환자들을 대리해 제약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무료 변론을 통해 이들의 권리를 찾아준 것은 그의 변호사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정치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18대 총선에서 정치인으로서 인생 3막을 연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같은 당내에서조차 그의 낙선을 예상했지만 보란 듯이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헌정 역사상 두 번째로 강남에서 당선된 야당 국회의원이 됐다. 다른 지역구에 도전해 보라는 만류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보다는 강남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싶었다”고 했다.

여성 후배들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권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에 자나 깨나 일 생각만 하면서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즐겁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1964년 경남 통영 출생 △데레사여고, 서울대 치의학과 졸업 △사법시험 38회 △제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제20대 국회의원(강남을) △국민권익위원장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