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역사의 매듭’ 풀릴까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차원에서 김 위원장 옆자리가 비어 있다. 김선규 기자

민주, 닷새째 광화문 집회 공세
靑, 정략적 사안에만 입장 표명
통합당은 ‘전광훈 딜레마’빠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정치권은 연일 공방을 벌이며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를 미래통합당과 관련지으며 야당 탓으로 일관하고 있고, 통합당 또한 8·15 광화문 집회를 명확히 반대하지 않는 등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역체계를 진두지휘해야 할 청와대도 여야 다툼에 대해 입을 다문 채 정략적으로 유리한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선택적 입장을 밝히며 ‘편가르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가 전국적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됐다”며 “통합당은 집회에 참석한 소속 정치인, 당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관계없다고 강 건너 불구경,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의 ‘통합당 탓’은 광화문 집회가 있었던 지난 15일 이후 계속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전 목사가 개최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발언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다수다. 의료계에선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8·15 광화문 집회가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한 것의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은 “전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도 이른바 ‘전광훈 딜레마’에서 연일 허우적대고 있다. 전 목사는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과 긴밀히 소통해 온 인사다. 홍문표 통합당 의원이 이날 tbs 라디오에서 당과 전 목사의 관계에 대해 “현재는 없다는 거지 과거부터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얼버무린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통합당은 전 목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침묵하다가 집회 이후 사흘째인 18일에야 첫 논평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 집회 이후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겨냥해 “방역 방해행위는 법치 확립 차원에서 엄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를 놓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선 수십일 째 침묵하는 청와대가 전 목사 관련 사안에는 즉각 반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우성·김윤희·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