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2 스텔스 3대 인도양에
실탄 군사훈련 中 압박 나서
中은 최신예 H-6J 첫 배치

佛·터키도 동지중해 갈등고조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미·중 간 군사적 대치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최첨단 B-2 스텔스 폭격기 3대가 인도양 기지에 전격 배치됐다. 중국도 최신예 H-6J 폭격기를 남중국해 섬에 사상 처음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중해 동부에서 세력권 다툼을 하고 있는 프랑스와 터키도 이 지역에 무력을 증강하면서 곳곳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 스텔스 폭격기 ‘B-2A 스피릿(Spirit)’ 3대가 최근 인도양 몰디브에서 남쪽으로 1200㎞ 떨어진 영국령 인도양 지역 환초인 디에고 가르시아에 배치됐다. B-2는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로, 미국이 스텔스 폭격기를 이 지역에 전격 배치한 것은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필리핀의 승소로 이 지역에 긴장이 조성된 직후 배치한 지 4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 폭격기 배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최근 남중국해에서 실탄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중국 군사평론가 저우천밍(周晨鳴)은 SCMP에 “미국의 전략 폭격기는 이 지역의 군사력 균형을 무너뜨려 미·중 간 긴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중국도 대응 전략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의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永興島))에 최신예 폭격기 H-6J를 처음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함 미사일 6발을 장착할 수 있는 H-6J 폭격기는 지난 7월 처음 공개됐으며, H-6K 폭격기와 짝을 이룬다. 글로벌타임스는 “H-6J 배치로 최근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저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중해 동부에서도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스는 최근 터키와 그리스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곳에 라팔 전투기 2대와 해군 호위함 1척을 배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이 지역에서의 프랑스군 주둔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터키에 “천연가스 시추·탐사 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제법과 완전히 일치하는 행동”이라며 맞섰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