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예상에도 수위조절 못해
쓰나미급 방류 침수피해 심각”
산더미된 쓰레기 처리도 문제

올여름 장마가 역대 최장인 5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진짜 고난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이 빠지자 드러나기 시작한 ‘쓰레기 산’ 등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미리 수위조절을 하지 않아 ‘쓰나미급 방류’로 피해를 봤다”며 환경부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12일 전국 각지는 빗물에 밀려든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목포항에는 지난 주말부터 상류지역 홍수에 따른 수위조절로 영산호 수문이 개방되면서 해양수산부 추산 8000여t의 부유 쓰레기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9일부터 4척의 선박과 1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쓰레기 160t을 수거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북한강 주변의 댐들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장마로 10일까지 댐에 유입된 고사목과 풀, 생활쓰레기 등이 충북 충주댐 3만㎥, 강원 소양강댐 2만6000㎥, 한탄강댐 1만㎥, 횡성댐 300㎥에 달한다.

일부 지자체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충남 금산, 충북 옥천·영동, 전북 무주 등 4개 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이날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를 방문, “무리한 댐 관리로 심각한 침수 피해를 봤다”며 복구와 보상을 요구했다. 해당 지역은 댐 방류로 수해가 발생한 댐 하류 지역들이다. 경남 합천군도 수공이 합천댐 수위조절 실패로 황강 하류지역이 침수돼 막대한 재산피해를 봤다며 환경부에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홍수 피해는 누적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오전 6시 기준)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발생한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498가구 7809명, 사망·실종자는 각각 33명, 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한강 잠수교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11일째 통제돼 39년 만에 최장 잠수기록을 경신했다. 환경부 한강하천예보연감에 따르면 과거 잠수교가 가장 오래 물에 잠긴 사례는 1981년 7월 2일부터 7월 8일까지다.

한편 이날 전국은 오랜만에 장맛비 없는 날씨를 보였지만 비가 그치면서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습도까지 높은 ‘가마솥더위’가 나타났다. 잠시 주춤했던 비는 13일 낮부터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 충청 북부를 중심으로 다시 내릴 전망이다. 14일부터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비가 오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송유근·김도연 기자, 금산 = 김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