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분석

“수량 급증·압력탓에 무너져?
댐관리 잘못…무리하게 방류”

전국적인 ‘물 폭탄’에 따른 4대강의 제방 붕괴를 두고 갑론을박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10일 “평소 관리 소홀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관재(官災)’라고 규정했다. 4대강 사업 여부를 떠나 정부가 평소 치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댐을 비워둬야 하는데 용수 확보를 위해 댐을 채워놨다”며 “댐이 비워져 있으면 물을 저장해 하류 지역의 홍수를 줄일 수 있는데 댐이 채워져 있으니까 무리한 방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낙동강 제방 붕괴에 대해서도 환경단체들은 “보를 중심으로 한 상·하류 구간의 수위 차가 30m 발생해 수압증가로 붕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흙으로 된 제방에 대한 관리 부실 문제가 더 크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합천창녕보 직상류인 사고발생 지점이 평소 수압상승 영향을 받는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면 이에 대한 중점관리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전 국립방재연구소장인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사고를 “관재”라고 규정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1999년 말 전국 하천 3896개에 대한 홍수방지 계획을 세웠지만 2년 정도 시행하다 예산문제로 이를 중단했다”며 “여름 집중호우 기간 이전부터 제방 상태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보수 계획이 수립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물관리 따로, 시설관리 따로 이뤄져선 안 된다”며 “하천은 제방을 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언제나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고, 정부는 하천과 시설 관리를 일원화해서 종합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창원=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