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7피해자모임’대표 인터뷰

“부친, 군사정권때 민주화운동
일찍 돌아가신뒤 정치에 회의

집회참석자 과거 민주당 지지
부정부패 득실득실해 黨규탄”

“가족을 잘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의 강모 대표는 3일 전화인터뷰에서 과거 정치에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가족사를 꺼내 들면서까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해 거리로 나온 사연을 설명했다. 장애인 딸을 돌보던 평범한 자영업자였던 강 씨는 “아버지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 당시에 민주화 운동을 하셨다”며 “그 당시 감옥 생활도 여러 번 하다 24세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때부터 정치가 뭔지 (회의감에) 등을 졌고, 그저 가족을 잘 먹여 살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했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자녀와 함께 지낼 보금자리를 마련한 강 씨를 거리의 투사가 되게 했다. 경기권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를 위해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정부의 규제로 강 씨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생계의 절박함에 내몰린 강 씨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낸 비판은 신랄했다. 지난 1일 여의도에서는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모임’ 등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모인 집회 참석자들이 ‘6·17 규제 소급적용 강력반대’ 집회를 강행했다. 발언자로 나선 강 씨는 “집값을 올린 게 누구 책임이냐”며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라고 외쳤다. 강 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유재산 강탈도 모자라서 우리나라 산업을 전부 다 박살 내고 있다”며 “대기업을 죽이고, 우리 아이들이 취업할 곳도 없게 만들고, 가난하게 만들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여당에 대해 강 씨는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집회에서 “여당 대표는 세종시로 수도를 옮기자더니, 알고 보니 땅과 주택, 사무실, 창고 등등 (세종시) 부동산에 재산을 몰아뒀다”며 “누가 부동산 투기꾼이냐”고 반문했다. 강 씨는 “민주당은 대통령을 비롯해 당대표, 원내대표까지 도덕심이 실종된 비양심적인 당”이라며 “부정부패, 탐관오리가 득실득실한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이날 통화에서 “집회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나 같은 소시민이자 과거 민주당 지지자”라고 거듭 밝혔다. 실제 전날 집회에 참석한 한 60대 남성은 연설대에 올랐다 내려가며 “40년 동안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너무나 미안하다”면서 큰절을 하고 내려오기도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