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9곳 긴급점검 결과

인천 공촌 포함 화성·김해 등
“활성탄 여과지 문제로 판단”
김포 등 전국 의심신고 속출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유래한 것으로 지목된 인천 공촌정수장 외 6개 정수장 등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7개 정수장을 제외한 서울·부산 등의 지역에서 신고되고 있는 유충들은 모두 “급수 외적 문제”로 가정 하수구·배수구 등을 통해 유충이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국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수돗물 공급자이자 책임자인 정부가 책임 방기 및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2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인천 지역 수돗물 유충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 필터’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힌 정수장은 인천 공촌, 인천 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 등이다. 환경부는 문제가 지적된 정수장들에 23일까지 보완조치를 완료하고 그 사항을 환경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만 “인천 이외의 지역 정수장은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정수장 후단 배수지·수용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안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7개 정수장 외 지역에서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는 신고 사례는 급수 외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환경부는 “타 지역에서도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의 경우 현장조사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앙정부는 물론 서울·부산·파주 등 지방자치단체 상수도 당국도 “정수지, 수도관 등이 아닌 각 가정의 아파트 저수조나 물탱크, 주택 하수구 등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21일 오전 10시 현재 전국에서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은 총 838건이 접수됐다.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지난 9일 처음 접수된 인천이 717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 94건, 부산 19건, 서울 3건, 대전 3건, 울산 2건 등이다. 이외 충북과 강원 등에서도 수돗물 유충 관련 제보가 잇따랐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시민들은 “인천 외의 지역에도 정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유근·최지영 기자, 인천=지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