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가정책 내놓기 무섭게
매매·전·월세 가격 동반급등
靑 고위공직자 다주택 비꼬고
일각선 ‘청참모 투자 따라하기’

“그린벨트 해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린벨트가 풀린다고 해도 장기 전세·월세 아파트만 짓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누구는 날 때부터 집주인이고 누구는 날 때부터 세입자입니까.”

정부가 부동산 추가 대책을 통해 돌아선 ‘3040세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형국이지만 준비 중인 정책 내용이 알려질 때마다 되레 반감과 불신만 키우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소유 부동산을 연구하는 모임이 생기는가 하면, ‘노품아’(노영민이 품은 아파트), ‘조품아’(조국이 품은 아파트) 등 청와대 고위공직자, 전 고위 관료의 다주택 소유를 꼬집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8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보면 ‘3040세대’ 무주택자들은 공급 확대가 단순히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임기 말까지 서울이 공공임대주택 40만 가구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혼 후 7년째 전세살이 중인 이윤진(39) 씨는 “3040세대는 낡고 오래되더라도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것이지 전세나 월세를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며 “어릴 때 무리해서라도 집을 샀어야 했는데 후회가 된다”고 했다.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매매값을 비롯해 전·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것도 불만 요인이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곳곳에서 아파트값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기록하고 있고,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월세도 동반해 상승하고 있다. 곧 전세 만기를 앞둔 30대 이정민 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만 해도 전셋값이 안정적이었는데 만기를 앞두고 다시 뛰었다”며 “월급쟁이 직장인은 돈 100만 원도 아쉬운데, 수천만 원씩 집값이 오르면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되물었다.

주택 소유자들도 기존 정책으로 인해 늘어난 세 부담과 함께 추가 과세로 불어날 세금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이현경 씨는 “강남 3구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다 투기꾼은 아니지 않냐”며 “집값이 올라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이고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인식도 있지만, 한 번에 1000만 원이 넘는 세금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리스트를 연구하는 부동산 스터디마저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최근 논란이 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소유의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등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과 비슷한 특징을 지닌 투자처를 분석하는 것이 목표다.

이승주·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