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동선을 둘러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로 들통났다. 이 확진자는 다른 확진자의 동선에 드러난 음식점 이름을 대며 역학조사관을 속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관내 37번 확진자인 A(여·61) 씨는 3일 동안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지난달 29일 오후 1시쯤 만안구의 제주고기국수를 방문해 식당 주인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A 씨가 밝힌 장소와 시간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일심비전교회 목사 B(61·안양 31번 확진자) 씨와 B 씨의 손녀(8·안양 35번 확진자)의 동선과 일치한다. A 씨는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A 씨의 남편(64)도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양시 보건당국은 식당에는 CCTV가 없는 탓에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A 씨가 B 씨 등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A 씨가 식당 주인과 대화한 시간이 5분도 안 되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힘에 따라 다른 곳에서 감염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재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A 씨가 일반에 문자로 배포된 B 씨의 동선을 토대로 자신도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거짓 신고한 사실이 들통났다.

A 씨는 “가족들이 교회 활동을 반대해 교회 활동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했다”며 “함께 모 교회 모임에 참석했던 한 확진자가 확진 사실을 알리며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자 검사 방법을 고민하다가 기존 확진자가 방문한 제주고기국수를 갔다고 허위 진술을 한 뒤 검사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자신의 동선을 숨기기 위해 다른 확진자의 케이스와 연관돼 있다고 거짓말을 하면 당국의 역학조사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안양=박성훈 기자